황영조체육관 철거에
먼지 뒤집어쓴 주택
"갑자기 집이 흔들려서..."

강릉시 뒤늦게 방음벽 설계변경 등 조치...

김남권 | 기사입력 2020/08/31 [11:58]

황영조체육관 철거에
먼지 뒤집어쓴 주택
"갑자기 집이 흔들려서..."

강릉시 뒤늦게 방음벽 설계변경 등 조치...

김남권 | 입력 : 2020/08/31 [11:58]

 

▲ 25일 기자가 방문한 민원인 집에는 철거현장에서 날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콘크리트 비산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었다. 민원인이 벽에 있는 먼지를 손으로 닦아 보이고 있다.     © 김남권

 

 

강원 강릉시가 황영조기념체육관을 철거하면서 철거 절차에 따른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인근 주민이 소음과 시멘트 분진가루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강릉시(시장 김한근)가 발주한 황영조기념체육관 철거 사업은 춘천 소재 D업체가 수주해, 지난 12일부터 굴삭기 등 장비를 동원해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전에 공사 내용을 안내받지 못한 인근 주민은 콘크리트 해체 소음과 콘크리트 분진가루 날림을 감수해야 했다.

 

주인 A씨의 집은 황영조기념체육관이 위치한 강릉명륜고등학교 정문에 인접해 있으며, 공사 현장과는 불과 4~5m 떨어져 있다.

 

A씨는 "사전에 업체로부터 아무런 이야기도 없었고, 지난 광복절 연휴 때부터 갑자기 큰 소리가 이어지고 집이 흔들리는 바람에 철거 공사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면서 "처음에는 공사 안내 표지판도 세우지 않았는데 내가 시청에 민원을 넣은 뒤에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육관 철거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부서진 콘크리트 건축폐기물을 실어나르는 대형 덤프 트럭들이 하루에도 수십대가 드나들었다. 또 콘크리트를 부수는 과정에서 물을 뿌리지도 않아 소음은 물론 도로에 깔린 콘크리트 분진가루가 심하게 날아들었다. 그런데도 강릉시는 이런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 철거중인 황영조기념체육관 옆에 위치한 민원인 주택(빨간색 동그라미)     ©

 


취재 결과, D업체는 건축법에 따른 철거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강릉시는 현장 관리에 소홀히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건축물 철거와 해체 시 규정을 정한 관련 법령에는, 건축물을 철거할 경우 비계구조물을 설치하고 비산 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명시돼 있다. 세부적인 사항으로는 안내표지판 및 교통안전표시판 설치, 장비 및 덤프트럭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 관리와 세륜시설 설치, 비산 분진 방지를 위한 방진막과 방음막을 설치해야 한다.

 

또 비산먼지 저감을 위해 저장물질의 함수율이 7~10% 유지하도록 해체 작업 과정에서 살수작업도 해야 한다. 이는 콘크리트 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멘트 비산 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 철거업체가 민원인의 항의를 받고 나서야 방음을 위해 임시 설치한 부직포천 가림막     © 김남권

 

▲ 황영조기념체육관 철거 현장으로 대형 덤프트럭이 수없이 드나들고 있지만 먼지가 쌓여있는 도로 청소나 차량에 대한 세륜작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김남권

 


하지만 업체는 공사를 시작하면서 체육관 주변에 4m가량 높이의 비계강관 구조물을 설치한 뒤 분진망으로 된 가림막만 세웠을 뿐, 소음방지를 위한 구조물은 설치하지 않았다.

 

또 비산 먼지 방지를 위한 덤프 트럭 타이어 세륜 시설이나 살수차도 갖춰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사 현장과 명륜고등학교 정문을 통과해 대로변으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대형 덤프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바닥에 떨어진 분진 가루가 날리고 있었다.

 

업체는 민원이 제기되자 그제서야 부랴부랴 공사 안내표지판 설치와 방진 가림막위에 부직포천으로 덧씌우기를 하는 등 임시 조치에 나섰다.

 

이에 대해 현장 소장은 전화 통화에서 '공사 안내 표지만 미설치'는 "학교 안에서 하는 공사라 외부인 출입이 없을 것으로 예상해 하지 않았고, 공사장 내에서는 먼지가 나는 게 없어서 학교 앞까지 물청소 할 필요가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세륜 시설은 강릉시가 설계에 넣지 않았기 때문에 설치하지 않은 것 뿐이며 우리는 시청이 시키는 대로 했고, 모든 민원은 시청으로 연락하라"며 시청 탓으로 돌렸다.
 

▲ 해당 업체는 철거 과정에서 살수 작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민원인이 제보한 영상에는 살수 장면은 없고 굴삭기 주변의 비산 먼지가 뿌옇게 날리고 있다.     © 민원인 영상제공 화면캡춰

 
관리 책임이 있는 강릉시청 체육과 관계자는 "시공사 측에 공사 규정을 잘 지키고 인근 주민들에 대해서도 잘 협의하라고 당부했는데..."라면서 "민원이 제기된 후 매일 두 번씩 현장에 나가고 있고, 방음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RPP방음 패널을 설치하도록 설계변경을 하고 있는 중이다"고 해명했다.

 

또 소음이나 분진 등 환경을 담당하고 있는 환경과 관계자는 26일 전화 통화에서 "사전 소음 측정을 했는데 규정 이하였고, 모든 시설이 잘 되어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를 전하자 "사실 주무 부서가 체육과이기 때문에 관리가 이원화되어 있어서 잘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현장에 나가 보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강릉시의회 김복자 의원은 "담당 부서에 민원을 확인해 보니 학교 측과는 사전에 많은 협의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민가 쪽에는 미쳐 신경을 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사전에 이런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하도록 주문했다"고 말했다.

 

강릉시는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민원을 제기한 A씨에게 피해 사실을 서면으로 내달라고 요청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대로 진실되게 전달하는 기사를...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조언 20/09/04 [13:15] 수정 삭제  
  가끔은요. 억지부리는 민원인도 있어요
사람 20/09/02 [08:30] 수정 삭제  
  아주기초적인것도 안지키는 공무원들 이해안됨
허허 20/08/31 [15:45] 수정 삭제  
  철거업체가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는것은 시청설계 부실인가보지? 전부 짜고치는 고스톱이라 시민들이 공무원들을 못믿는거 아닌가
 
광고
영화배우 임원희, 강릉시 홍보대사에 위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