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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킹 종결자들] 6화 강릉의 위키리크스
 
하이강릉 기사입력  2016/06/01 [15:48]
▲ 하이강릉 표지     ©출처 오마이뉴스

제5화 "보수신문 노조의 민주노총 활동, 어떻게 가능했을까"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2008년 6월 10일 촛불집회 기간 서울 광화문에 인파가 모여들었다.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기자와 근처 술집으로 들어갔다. 김 기자는 촛불집회 이야기를 하다가 탁자 위로 <시사IN> 38호를 쓱 내밀었다. <시사IN> 표지에는 '시위, 너를 비틀어주마. 촛불과 디지털의 만남 지상 생중계'라고 적혀 있었다. 김 기자는 내게 정희상 기자가 쓴 "송병준 후손 행적 추적했더니…"라는 기사를 펼쳐보라고 했다. 친일파 송병준의 후손 송돈호가 '친일재산환수특별법' 위헌소송을 냈다는 내용이었다.

"요즘처럼 이슈가 넘치는 때, 이렇게 억수로 재미없는 기사를 쓰는 게 바로 정희상 기자야."

정희상 기자를 소개하고 시작하자. 1964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나 서울외대를 졸업했다. 월간 <말>에서 일하다가 1992년 <시사저널>로 옮겼고 현재는 <시사IN>에 몸담고 있다. 1989년 한국전쟁 전후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을 월간 <말>을 통해 폭로했다.

그를 움직이는 것은 '분노'였다. 1992년 8월 29일 <시사저널> 커버스토리 '이완용 후손 땅 찾기 연쇄 소송'처럼 정희상 기자는 취재 소재를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에서 찾았다. 가끔 지역 문제를 취재할 때도 있으나 중앙 이슈가 압도적이라 단편에 머무를 때가 대부분이다. 2011년 여름 강릉에서 제보가 들어왔다. 강릉 시내에서 시장 최명희, 국회의원 권성동, 친척인 권은동 등 한나라당 소속 지역 세력이 토호들과 유착돼 지역 내 이권잔치를 벌인다는 내용이었다


▲ 시사IN     © 출처 오마이뉴스

7월 23일 <시사IN> 201호에 "강릉은 '무법천지' 썩은 내 진동해도 검찰은 솜방망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기사는 "견제임무를 맡아야 할 검찰조차 뿌리 깊은 유착구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뿌리 깊은 강릉 지역 토착비리 구조는 감사원과 대검 등 중앙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단편으로 끝날 것 같았던 이 기사 한 편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나갔다. 기사에 거론된 지역 국회의원 권성동과 친척 권은동이 언론보도금지보도가처분(2011카합○○) 신청과 손해배상(2011가합○○) 청구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8월 4일 기사에 거론된 강릉 최명희 시장도 기자회견을 열어 "나는 떳떳하다"고 포문을 열며 강릉시는 8월 11일 손해배상(2011가합○○)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추가 보도를 위한 후속취재가 이어졌다. 이 소송들이 정희상 기자를 분노하게 만들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강원도 지역신문이 <시사IN> 기사를 받아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신문들은 최명희 시장이 <시사IN>을 고발했다는 뉴스와 기자회견을 열어서 해명하는 내용을 실었을 뿐이다.

정희상 기자는 자신이 취재한 내용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는 지역 기자가 있으면 연대하고자 했다. 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일까?

1년 유지비 5만 원짜리 언론사의 위력.

강원도 지역신문에서 근무했던 한 기자는 사회부 밑바닥인 경찰서부터 시작해 4년을 근무했지만 박봉으로 서울 무가지 매체로 옮겼다. 강원도 한 신문은 지난 10년 동안 그렇게 유출된 사람이 100명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강원도나 충북과 같은 작은 시장에서 취재력이 받쳐주는 고참 기자는 어떨까? 취재만 잘하는 기자는 회사에서 오래 버틸 수 없다. 회사 이익에 보탬이 되는 광고 영업 능력이 우선이다. 지역이 보수적인 곳은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사업가 모두 권력으로 묶인다. 사업가들이 군수를 비판하는 신문에 광고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강원도 언론사 지면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즐겨쓰는 '성공적 마무리', '희망', '확충' 같은 보도자료 용어가 난무한다.

정희상 기자는 강릉에 아주 희한한 사이트를 발견한다. <하이강릉>이라는 인터넷신문이었다. <하이강릉>을 소개한 기사를 본 정희상 기자는 <하이강릉>을 '강릉의 위키리크스'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 강릉의 위키리크스 발견     © 출처 오마이뉴스

여기서 '위키리크스'를 소개하고 지나가자.

2006년에 설립한 위키리크스를 우리 언론은 '폭로 전문 사이트'라고 소개하곤 한다. 위키리크스는 2010년 4월 5일 미국 워싱턴에서 비디오를 하나 공개하며 존재를 알렸다. 미국 아파치 헬기가 민간인을 살상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였다. 전 세계 180여 개국에 있는 해외공관 289여 곳과 미 국무부가 주고받은 25만여 건의 외교문서를 2011년 8월 31일과 9월1일 사이 모조리 사이트에 올리면서 역사상 최고라 할 수 있는 폭로가 시작됐다.

'강릉의 위키리크스'인 <하이강릉>도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다. <하이강릉> 운영자는 강릉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남권씨다. 2005년 12월 20일 <하이강릉>을 오픈한 김남권씨는 강릉시의원에게 메일을 보냈다. 공약 진행상황을 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응답이 없으면 해당 시의원 사진에 큰 글씨로 '거부'라는 마크를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하이강릉>은 어떻게 태동한 것일까?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샌지가 컴퓨터 프로그래머 일을 했던 것처럼 김남권씨는 선거 기간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을 하면서 선거 이면을 알게 됐다. 국회의원이나 시장 공약은 언론에서 중간 점검을 하지만 시의원은 선거가 끝나면 확인할 곳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남권씨는 시의원 공약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2년이 지난 2008년 4월 1일 <하이강릉>은 시의원들 답변을 게시하면서 존재를 알렸다. 그리고 2011년 8월 <하이강릉>을 통해 지역을 발칵 뒤집은 폭로가 시작됐다. 이 폭로가 시작되자 지역 국회의원 권성동과 친척 권은동은 <하이강릉>을 상대로 '언론보도금지보도가처분(2011카합)○○)을 제기했고 로펌 변호사 4명을 내세워서 손해배상(2011가합○○) 소송을 제기했다.

강릉시 또한 변호사 3명을 내세워서 손해배상(2011가합○○)소송을 제기했고 권은동은 또 다른 손해배상(2011가합○○)을 청구했다. 물론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는 것도 포함됐다. 이들이 제기한 소장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었다.

"피고 김남권은 같은 달 19일 이 사건 기사를 <시사IN>에서 가져와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신문 하이강릉의 '쟁점토론'란에 게재하였습니다."

즉, 김남권씨가 <시사IN> 기사를 '펌질'했다는 것이다. 김남권씨는 그동안 스스로 편집국장이라고 불렀다. 편집국장이 하는 일은 강릉과 관련된 사회와 정치 분야 기사들을 펌 질하여 사이트 올리는 것이었다. 기사 중요도에 따라 배치하는 것도 편집국장 권한이다. 기사 출처는 <강원도민일보>, <강원일보>, <강릉MBC>, <강릉KBS>, <JTB> 같은 지역 언론이었다.

기자들은 강릉시민이 <하이강릉>을 자주 방문해 뉴스가 확대 재생산되는 효과를 봤기 때문에 저작권을 문제 삼지 않았다고 한다. 방문객이 동일한 뉴스라도 하이강릉을 찾는 두 번째 이유는 기사에 달린 댓글 구경 때문이었다. <하이강릉>은 중앙에서만 시끄러울 그런 기사를 지역으로 유통했다. 지역 토호들이 김남권씨 <시사IN> 펌질을 문제 삼으면서 그는 언론중재위원회에 드나들게 됐다. 어딜 가든 판사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김남권씨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 언론보도 가처분 금지신청 재판에서 권성동 국회의원과 권은동, 강릉시장이 줄줄이 소송을 낸 이유가 궁금한 판사가 '하이강릉이 큰데냐?'라고 물었다.     © 출처 오마이뉴스


"<하이강릉>이라는 데가 뭔데... 국회의원과 시장 양쪽에서 변호사를 달아서 이렇게 해오는지... 여기 언론사가 큽니까?"

"저 혼자 합니다."

"그럼 이 언론사 유지비가 어디서 나옵니까?"

"도메인비와 웹호스팅 비용 연 5만 원입니다."

법정을 다니고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김남권씨는 정희상 기자와 수시로 통화했다. 압박이 심한 글은 지워야 할지도 물었다. 곧 후속취재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정희상 기자는 성량이 매우 컸다. 김남권씨는 기골이 장대하고 얼굴에 수염이 덮여있을 듯한 풍채를 떠올렸다. 그런데 강릉에 온 정희상 기자는 키가 작고 배가 나온 동네 아저씨 모습이었다. 정 기자는 하루를 훑고 갔다. 취재를 설렁설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술도 엄청 마셨다. 하지만 며칠 뒤 기사 내용은 작은 부분까지 정확했다.

강릉시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은 이듬해인, 2012년 2월 9일 기각됐다. <강릉MBC>는 '강릉시, 시사IN·하이강릉 명예훼손 소송 패소'라는 뉴스를 내보냈다. 그리고 국회의원 권성동과 친척 권은동은 2012년 4월 18일 소취하서를 제출했다. 왜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일까.

정희상 기자는 박원순과 경쟁하던 서울시장 후보였던 나경원에 대해 2011년 10월 20일 '나경원, 억대 피부클리닉 출입 논란' 기사를 올렸다. 월세 250만 원을 내는 박원순 후보를 향해 서민시장과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던 나경원 후보가 강남 지역에서 초호화급으로 분류되는 피부 클리닉에 상시 출입했다는 사실을 취재한 것이었다.

이 기사는 포털에 톱으로 뜨면서 일파만파가 됐고 나경원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나경원 후보가 무너지는 걸 보면서 권성동 의원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졌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아무 조건 없이 소를 취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김남권씨가 한 일은 <시사IN> 기사 '펌질'이었다. 그 펌질은 강릉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강릉시민들이 서점에나 전시되어 있는 <시사IN> 잡지를 굳이 사서 보지는 않기 때문이었다. 당시는 스마트폰이 보급되지 않은 시기라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걸린 뉴스라도 퍼지기 힘들었다. 게다가 강릉 인구 22만 명은 서울처럼 밀집한 인구가 아니라 분산된 형태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동네는 인터넷이 닿지 않기도 한다. 인터넷이 되더라도 문맹인구가 있어서 방송사가 가장 좋은 유통 수단이다. 공간은 정보채널만이 아니라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위 내용은 영화 '부러진화살'의 원작자인 서형 작가가 '대한민국 네트워크종결자들'이라는 주제로 오마이뉴스에 연재하는 기사이며, 연재 기사 중 본지와 관련된 내용만 작가의 사전 허락을 얻어 게제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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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6/01 [15:48]  최종편집: ⓒ 시사줌뉴스
 
남쪽의얼굴 16/06/02 [01:21] 수정 삭제  
  강릉의 위키리크스!
잘봤음 16/06/02 [19:10] 수정 삭제  
  풀 스토리군요 나쁜놈들
시민 16/06/02 [21:21] 수정 삭제  
  권성동 은동이는 시장이 소송에서 패하니 더 진행했다가는 쪽팔릴것같아서 정희상 기자한테 연락해서 스스로 취하하겠다고 말한거로 보인다. 차라리 소송에서 지는거보다 소취하가 덜 쪽팔리기 때문이다. 강릉의 재벌 기업 강릉의 삼성 이라고 불리웁니다
강릉인 16/06/15 [19:54] 수정 삭제  
  지난 6월 11일 (토요일) 강릉에 갔다가 단오구경도 하고 할아버지 산소부근에 쓰레기가 많아서----- 비닐조각,나무등걸등을 주워서 소각하다가 풀밭에 불길이 옮아 붙어서 .......... 혼자 불을 끄다가 도저히 불가능하여 강릉 119 소방대에 전화를 하여 소방관과 소방차가 나와서 불길을 진압하여 주었다....조금만 더늦었으면 큰일날번 하였다....
정말로 고맙고 감사한 마음인데 그당시 너무 당황하여 감사의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본인도 70살이 넘었지만 국가에 대한 고마움은 처음으로 느껴본것같았다.......우선 이글로 강릉 119 소방대원님들께 늦게나마 감사의 마음과 고마움을 전할수 있을런지....." 대단히 고맙고 감사합니다.." 노고에 치하를 드리며.......... 김X기 드림.
희망의 바다 16/06/27 [22:51] 수정 삭제  
  시냇물은 아주 작은 골짜기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조금씩 커지면서 더 큰 강으로 변합니다.
그리고 큰 강물이 되여 바다로 갑니다.
작은 시작이 큰 바다를 이루지만 큰 바다가 되기까지는
많은 시련과 충돌,아품,고통을 뛰어 넘은 후에 바다가 되였지요.
시냇물은 절대로 멈추지않고 어떤 장벽과 방해가 있어도
밑으로든 위로든 아니면 옆으로든 극복하여 바다로 갑니다.
작은 호수에 가면 아주 조용하게 --낭떨어지에 가면 무서운 폭포로
변하지요.
어떤 모양과 형태에도 적응하지요.삼각형의 그릇에도 --
하이강릉이 아주 작게 시작 했지만 끝은 창대하리라 믿으며
강릉이라는 작은도시에서 출발한 아주 작디 작은 언론이지만
세계라는 바다로 멈춤없이 계속 흘러가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그 바다는 다양한 형태를 다 수용하듯 하이강릉도 넉넉한 바다,
동화되고 오염되지 않는 바다,,늘 변화를 선도하는 희망이 되는 언론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사이온지 16/07/02 [13:41] 수정 삭제  
  게제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개제로 바뀌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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