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자유한국당 강릉시당협 위원장 현역의원 교체 결정에 반발해 다음날 전격 탈당을 선언한 최명희 강릉시장이 오는 15일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해 1000여명 규모의 '집단탈당' 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에서는 최 시장의 '집단탈당' 카드는 결국 권성동 의원에 대한 본격적인 반격으로 보고 '탈당규모'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긴장하고 있다.
최명희 시장의 동반탈당 요청에 따른 집단탈당, 규모가 운명 좌우
최명희 계 기초.광역 선거 출마 후보군... "탈당보다는 일단 지켜보겠다" 기류도 감지
지난 5일 최명희 강릉시장 계로 분류되는 자유한국당 강릉시당협 소속 지지자 30여명이 강릉 모 횟집에서 모임을 갖고, 최명희 시장의 탈당 선언에 대한 지지자들의 '동반탈당'과 독자세력 구축 등 향후 진로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최명희 시장을 비롯해 오는 지방선거에 기초,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 할 후보자들을 포함한 책임당원 등 34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모두 사전에 '동반탈당' 의사를 밝힌 인사들이다.
이날 모임에서 이들은 '집단탈당'을 결의한 뒤 참석자 전원에게 탈당계를 받았으며 또 자신들이 가입시킨 책임 당원 수백명의 탈당계도 함께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임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이날 모인 사람들은 이미 탈당 의사를 밝힌 만큼 모두에게 탈당계를 받았고 또 각자가 가입시킨 책임당원 400여명도 같이 탈당계를 제출 받았다"며 "앞으로 책임당원 1000여명 동반탈당을 목표로 세력을 규합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오는 14일까지 동반탈당 세력을 규합한 뒤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동반탈당'을 공식 선언하며 무소속 연대 등 독자 세력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 시장 지지자들은 향후 일정에 대해 "동반탈당 후 오는 지방선거에서 최 시장을 중심으로 무소속 연대를 구축해 제3의 세력으로 활동하는 방안을 결정했지만, 특정 정당에 대한 입당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이 결정에 대해 최명희 시장은 "저는 앞으로 여러분들이 결정하는대로 따를 것이며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참석자들은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최명희 시장이 무소속으로 나서는 자신의 지지자들의 선거를 돕기 위해 상황에 따라서는 지방선거 전 시장직 조기 사퇴까지 가능 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당협위원장 교체에 반발한 최명희 시장 지지자들의 집단탈당이 가시화 되자 자유한국당 강릉시당(위원장 권성동) 측은 최 시장의 태도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집단탈당 규모에 대해서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시장 측 관계자 "지방 선거 출마 예정자도 10여 명 넘어"
강릉시당협 관계자는 "최 시장 측이 강릉시 책임 당원들이 400여명이 넘게 탈당계를 받았으면 우리들에게도 어느 정도 그런 이야기들이 들어와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해 최 시장 측이 자신들의 세 과시를 위해 탈당 인원을 부풀렸을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집단탈당을 두고 최명희 시장의 향후 정치적 생명을 가늠 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 강릉시당 책임당원은 약 1500명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이 중 최 시장을 따라 탈당하는 당원들의 규모가 2/3인 1000명을 넘는다면, 최 시장으로서는 지역 정치권에서 새로운 보수의 맹주로 자리매김 함은 물론 동시에 제3의 정치 세력으로 지방선거에서 독자 생존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탈당규모 적을 땐 최 시장 리더쉽 타격 불가피
반면 동조 세력이 결집하지 못 할 경우 울타리 없는 최 시장의 리더쉽 타격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 시장을 정점으로 하는 무소속 세력화 시도가 결국 찻잔 속에 태풍으로 끝났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번 집단탈당이 최명희 시장 스스로가 던진 승부수이기 때문이다.
최명희 시장은 지난해 말 탈당을 선언한 뒤 이틀이 지난 29일, 자신의 사용하는 휴대폰 번호로 지지자들에게 직접 문자를 보내 함께 탈당 해 줄 것을 권유하며, "동반 탈당 의사가 있는 당원들은 연락을 달라"며 적극적인 호소를 했다.
이 때문에 '집단탈당' 규모는 결국 최명희 시장을 지지하는 보수 진영 세력들의 규모를 가늠 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밖에 없다.
최명희 시장이 주도하는 집단탈당에는 여러 가지 변수도 있다. 최 시장이 당협위원장을 유지하던 당시 최명희 시장 계열로 분류되던 기초. 광역 선거 출마자들이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집단탈당'에 대한 의사를 묻는 질문에 "당장 탈당하기 보다는 공천 과정을 기다려 보겠다"는 뜻을 밝힌 인사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속에서도 최명희 시장을 비롯한 지지자들의 '집단탈당'을 위한 행보는 빨라지고 있어, 향후 보수 진영 합종연횡이 어떻게 정리 될 것인지에 대해 지역 정가의 많은 눈들이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