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물새는 티볼리 팔고도 갑질, 한소원 "환불조치"

"2년동안 잘 타고 다니다가 왜 그러냐" 오히려 고객 탓

김남권 | 기사입력 2018/09/04 [22:15]

쌍용차, 물새는 티볼리 팔고도 갑질, 한소원 "환불조치"

"2년동안 잘 타고 다니다가 왜 그러냐" 오히려 고객 탓

김남권 | 입력 : 2018/09/04 [22:15]

 

▲ 2015년 쌍용 티볼리 신차를 구입한 A씨가 자신의 차가 누수가 계속되자 쌍용으로부터 3번의 수리를 받았지만 누수는 고쳐지지 않았다. 빨간색 부분이 누수되는 곳이다. 3번 모두 이 부위를 수리 받았다.     © 김남권

 

 

쌍용자동차가 제조결함으로 물이 새는 티볼리 신차를 구입한 고객에게 10여개 월 동안 ‘고쳐주면 되지 않느냐’식의 ‘갑질’로 일관하다, 결국 한국소비자원(이하 한소원)으로부터 ‘환불’ 해주라는 결정을 받았지만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 측은 이에 대한 수용여부를 밝히지 않고, 여전히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쌍용차 ”그동안 잘타고 다녔다는 것은 (누수가)크게 불편하지 않았다는 것 아니냐“며 고객 탓.

 

지난 20일 오후 2시, 한국소비자원(한소원)에서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쌍용자동차 '티볼리 누수'에 대한 2차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심의가 당사자인 차주 A씨(여, 47)와 쌍용자동차 정비기술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한소원은 이날 심의에서 "누수에 대한 수리가 불가능하므로 쌍용자동차가 A씨에게 환불 해주라“고 결정했다. 분쟁을 시작한지 10개월 만이다.

 

이날 최종 심의에 참석한 쌍용자동차 정비팀 관계자는 "티볼리 누수에 대한 수리가 같은 부위가 아닌 3차례 모두 다른 곳이라고 주장했고, 완벽하게 수리를 해주겠다"는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소원 측에서는 "누수 부위를 정비공장에서 실란트 처리를 한다고 해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경화 현상이 일어나 또 누수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완벽한 수리를 하기 위해서는 판넬을 바꿔야 하는데 티볼리는 차체와 붙어있어서 이것이 불가능하다"라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8월 쌍용자동차 티볼리 신차를 구입한 A씨는 지난해 10월 엔진룸에서 차 안으로 물이 들어오는 누수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쌍용차 강릉정비소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올 7월까지 모두 3차례의 수리를 받았다. 이 때마다 ”쌍용차는 누수되는 구멍을 막았다“는 답변을 했지만, 비가 올 때마다 누수는 반복됐기 때문이다.

 

▲ A씨의 티볼리 승용차 누수가 처음 발견된 지난해 11월 4일, 쌍용자동차 강릉정비소에 첫 번째 입고한 수리 내역서     © 김남권

 

 

쌍용차는 티볼리 누수 원인에 대해 오락가락 말 바꾸기를 반복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누수 문제가 최초 발견 됐을 당시 동부지역본부 관계자는 A씨에게 "차량 제조 과정에서 틈새를 막는 실란트 처리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즉 제조 과정중에 틈새를 막는 실란트 처리에서 불량이 발생 해 구멍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며칠 뒤 쌍용차 본사 고객지원팀 책임자는 A씨에게 "그 사람(동부지역 담당자)이 신입사원이라서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며 "틈새를 막는 작업을 했는데 건조 과정에서 틈이 벌어진 것"이라며 제조 결함은 아니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결국 제조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쌍용차는 제조결함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A씨에게는 여러 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합의를 시도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쌍용차 동부지역본부 담당자는 '타이어 무상 교체'를 제시했으며, 이 후 쌍용자동차 본사 고객지원팀에서는 2년, 16,194km 추가 무상보증 기간을 제안하며 합의를 요구를 했다.

 

하지만 A씨가 "지속적인 누수로 차량 전기 장치에 이상이 있을 수 있으니 차 전체에 대한 본사 차원에서 점검을 해달라"며 합의에 응하지 않자, 쌍용자동차는 "고쳐주면 되지 뭘 바라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적대적으로 대하기 시작하며 10개월 간의 분쟁은 시작됐다.

 

A씨는 앞선 세 차례의 수리를 받는 동안 한번도 캡이 덮혀있는 누수부위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A씨는 수리 부위를 보여 줄 것을 요청했지만, 정비소 측은 이를 거절했고, 또 누수 부위 사진을 달라는 요구에도 ”본사에 요청하라“며 거절했다.

 

A씨는 정비 후 받는 ‘자동차점검 및 정비내역서’를 받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A씨는 수리 기록을 남기기 위해 사용한 부품목록만 기록돼 있는 정비내역서에 ”고장원인과 수리 부위“를 써달라는 요구 했지만, 쌍용차 정비소는 거절했고, 결국 5시간 동안 실랑이 끝에서야 수기로 받을 수 있었다.

 

쌍용자동차 강릉정비소 무단으로 사진촬영도 서슴치 않아, 결국 경찰에서 삭제 조치

 

▲ A씨 티볼리가 누수 현상으로 지난해 11월 10일 쌍용자동차 강릉정비소에서 2차 수리를 받은 내역서, 강릉정비소 직원들은 이날 차를 찾으러 간 A씨 씨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폰으로 여러 차례 사진을 찍었지만, 다음날 강릉경찰서로부터 삭제 요구를 받았다     © 김남권

 

 

쌍용차 측은 수리한 차를 찾으러간 A씨를 무단으로 촬영하는 일도 서슴치 않았다. 두 번째 수리를 맡겼던 지난해 11월 14일, 맡긴 차를 찾기 위해 쌍용차 강릉정비소를 방문했지만, 이 과정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정비소 직원들이 나와 차를 살펴보고 찾아가는 행동 하나 하나를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진 촬영에 불안을 느낀 A씨는 사진을 찍지 말 것을 요구하며 "왜 함부로 사진을 찍느냐"고 하자 정비소 측은 "위에서 찍으라고 했다"는 답변만 했다. 이후 불안감을 느낀 A씨는 차를 찾아온 이틀 뒤 강릉경찰서 민원실에 전화를 걸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민원실 담당자는 즉시 쌍용자동차 강릉정비소에 전화를 걸어 불법촬영 사실을 확인 한 뒤, 주의를 주고 "무단으로 찍은 사진을 삭제 할 것"을 요구하는 조치를 했다.

 

분쟁이 해결되지 않자 결국 A씨는 지난해 11월 이 문제를 한국소비자원에 접수했다. 접수 과정에서도 쌍용자동차의 방해는 이어졌다. 한소원 접수 과정에서 고장난 부위의 전 후 사진을 제출해야 했지만 사진을 받지 못한 A씨는 정비소 측에 사진을 요청했지만 정비소 측은 또 "본사로 전화하라"는 말만 반복하며 거절했다.

 

사건을 접수받은 한소원은 지난해 11월 벌인 1차 현장 조사에서 "구조상 누수를 완전하게 수리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쌍용자동차에 차량을 교환해 줄 것을 권고 했지만 쌍용자동차는 이를 거부했다.

 

▲ A씨의 티볼리가 3번째 누수가 된 올 7월 10일 강릉정비소에서 받은 정비 내역서, 쌍용자동차 강릉정비소는 A씨가 수리 내역서에 수리 원인에 대해 써달라고 요구하자 이를 거절했고, 5시간의 실랑이 끝에 손 글씨로 고장 원인에 대해 내역서에 추가했다. (빨간선)     © 김남권

 

한소원 1차 조사를 담당했던 관계자는 당시 전화 통화에서 "누수를 잡기 위해서는 실란트가 불량으로 된 판넬 부품 자체를 교체해야 하지만, 티볼리는 일반 차량이랑 다른 코코앤 방식이라서 전체를 교환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므로 결국 완벽한 수리를 위해서는 차량을 교체해 주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소원은 이어 지난달 23일 A씨 차의 누수 현상에 대한 2차 현장 조사를 강릉에서 실시했다. 쌍용자동차는 사전 통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게다가 한소원 측이 현장 실사에 앞서, 누수 부위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티볼리 엔진룸 뒷 쪽 캡이 씌워진 부분을 열어 줄 것을 쌍용자동차 강릉정비소에 요청 했지만 이 역시 거절 당했다.

 

이 때문에 A씨는 사비를 들여 인근 다른 정비소를 빌렸고, 한소원 측이 대동한 전문가가 현장에서 직접 열어보는 방법을 택했다. 이날 조사는 누수 부위에 물을 직접 부어 실내로 유입되는 지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졌다. 현장에서 한소원 조사관이 티볼리 전면 유리 공기 흡입구 부위에 물을 붓자 그 물은 실내로 유입 돼 운전석과 조수석 매트 아래로 고이는 것이 확인됐다.

 

▲ 지난달 23일 한국소비자원 관계자가 전문가를 대동한 채 A씨의 거주지인 강릉을 찾아 티볼리 누수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소보원 관계자가 물 호스를 본 닛 연결 부위에 부어보고 있다     © 김남권

 

쌍용자동차 홍보실 관계자는 23일 입장을 묻는 전화 통화에서 "한소원의 최종 결정이 아직 서면으로 통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은 차후 밝히겠다"고 설명한 뒤, 이어 차량 누수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제조 결함은 아니고 누수가 발생한 부위가 각각 다르다"며 여전히 제조 결함을 인정하지 않았다.

 

A씨는 이번 결과에 대해 ”나는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불하고 쌍용으로부터 티볼리 신차를 구입한 고액이었지만, 결국 뽑기를 잘 못 해 진상 고객 취급을 당했다“며 쌍용차의 이중적인 태도에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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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새끼들 18/09/08 [10:36] 수정 삭제  
  강릉정비소 자체가 그냥 영세 자영업자가 하는 것이니 처음부터 고객서비스라든지 하는 개념이 없어요. 소비자원에서 좀 보자고 해도 안열어준다고 한 거봐요. 저게 인간들이예요?
와우 18/09/07 [21:40] 수정 삭제  
  소비자만힘드네 ᆞ당장 환불해야 되겠네
쌍용 18/09/05 [14:12] 수정 삭제  
  쌍용차가 직영서비스가 아니고 협력업체라 엉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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